넷플릭스 해지율 2%로 안정세…충성 고객 확보
서비스 해지 대신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로 옮겨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HBO맥스, 훌루, 디즈니 플러스(+)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적어도 일부 서비스의 가격을 인상했다. 넷플리스는 1월, 피콕은 7월, 애플TV는 8월에 각각 가격을 올렸다. 파라마운트는 내년 초 파라마운트+ 요금 인상을 예고했다.
가격 상승의 한 축에는 스포츠 중계권 경쟁이 있다. 북미프로풋볼(NFL), UFC,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등 인기 스포츠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 기업들이 대규모 비용을 쏟아부은 결과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구독료가 올랐음에도 소비자들의 구독 패턴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리밍 해지율은 요금 인상의 피로감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지표지만, 대부분 플랫폼에서 해지율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가입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데이터 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해지율은 2023년 5월 이후 단 한 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2%로 보합세를 보였다.
리서치 회사 로버트 피시먼 모펫네이선슨 분석가는 “넷플릭스는 가격 정책 측면에서 ‘정답’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가장 저렴한 광고 지원 상품과 프리미엄 가격 옵션을 동시에 제공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도 플랫폼 출시, 확장 및 광고에 수억 달러를 쏟아부은 후 이익을 내거나 적어도 손실을 줄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스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완전히 포기하든 대신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로 옮겨타는 선택지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콤스코어가 지난달 발표한 ‘스트리밍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넷플릭스 시청 시간의 거의 절반이 광고 지원 요금제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약 3분의 1에서 증가한 수치다.
성장 촉진과 광고주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플랫폼들의 실험도 복잡해지고 있다. 번들이 대표적이다. 피콕과 애플TV는 10월 광고 포함 월 14.99달러의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프룰스 애널리스트는 “번들은 결국 ‘데자뷔’ 같은 느낌”이라며 “유료 TV 전성기 시절과 닮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방대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지만 그중 일부만 시청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