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삼키는 서울, 2인 이상 가구는 내보냈다 [청년 블랙홀]

2인 이상 세대, 인천·경기 등으로 순유출⋯1인 세대는 7만 가까이 순유입

지난해 20·30대 1인 세대가 7만 세대 가까이 서울에 순유입됐지만, 2인 이상 세대는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취업 기회를 좇아 상경했다가 ‘집값’ 부담에 밀려나는 현실이다.

본지가 11일 국가데이터처의 국내인구이동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세대주가 20~39세인 세대 중 6만541세대가 서울에 순유입됐다. 16만5399세대가 전입하고, 10만4858세대는 전출했다.

20·30대 인구이동은 세대원 수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1인 세대는 15만6056명이 전입하고 8만7452세대가 전출해 6만8604세대가 순유입됐으나, 2인 이상 세대는 9343세대가 전입하고 1만7406세대가 전출해 8063세대가 순유출됐다. 서울에 전입한 1인 세대는 주로 대학 진학과 취업을 이유로 서울에 전입했다. 전입사유 중 76.2%가 직업·교육 사유였다. 2인 이상 세대는주로 주택 구입 등을 이유로 서울을 떠났다. 전출사유 중 74.5%가 가족·주택·주거환경 사유였다.

전반적으로 교육·취업 기회를 찾아 서울에 전입했다가 결혼 후 주거지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인근 지역으로 전출하는 모습이다. 서울을 떠난 2인 이상 세대 중 87.7%는 인천·경기로 전출했다.

이런 지역이동 경향은 합계출산율(출산율) 등 출생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에 1인 세대가 쌓이고, 인천·경기에 신혼부부가 쌓이는 과정에서 서울의 출생지표가 인천·경기로 이동하는 형태다. 전년 동분기 대비 출산율 증감을 보면, 서울의 출산율은 지난해 4분기 11.8%, 올해 1분기 10.2%, 2분기 6.8% 증가했다. 인천은 출산율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 21.9%, 올해 1분기 13.5%, 2분기 8.3%에 달했다. 경기는 올해 1분기 출산율 증가율(8.8%)이 서울보다 낮으나, 지난해 4분기(14.5%)와 올해 2분기(7.9%)는 높다. 지난해 서울의 혼인 건수 증가율이 수도권 3개 시·도 중 가장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신혼부부 이동이 출산율에 반영됐을 수 있다.

한편, 서울을 떠난 1인 세대 중 절반 이상(57.7%)은 직업·교육 사유로 타 시·도로 전출했다. 서울 거주자의 서울 외 대학 진학과 인천·경기 취업 등으로 추정된다. 가족·주택·주거환경 사유의 전출은 37.3%에 불과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