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도 8년 반 만의 최고
한계기업 17.1%…건전성 관리 비상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화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연체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8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내세워 금융권에 기업대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상환 여력이 떨어진 중소기업이 늘면서 건전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대출 연체율(팩트북 기준)은 1.00%로 지난 2분기(0.91%)보다 0.09%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치다.
기업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만 놓고 보면 연체율은 1.03%로 2010년 3분기(1.08%) 이후 1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시중은행 사정도 다르지 않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53%로 2017년 1분기(0.59%) 이후 8년 반 만의 최고치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54%로 전 분기(0.42%)보다 0.12%p 상승하며 2016년 1분기(0.62%) 이후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도 0.56%로 2017년 1분기(0.6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0.59%에서 0.56%로 소폭 낮아졌으나 2분기 기록이 2017년 2분기(0.71%) 이후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0.45%로 전 분기(0.46%)보다 하락했지만, 1분기(0.49%) 기록이 2017년 2분기(0.52%) 이후 최고치였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기업의 이익이 줄고, 이자 부담이 늘어난 탓에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도 급증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17.1%로, 2010년 이후 최고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만 보면 18.0%로 1년 새 0.6%p 늘었다. 대기업은 12.5%에서 13.7%로 1.2%p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75조8371억 원으로 지난해 말(662조2290억 원) 대비 13조6081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도 158조3935억 원에서 170조4688억 원으로 12조753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확대와 함께 자산건전성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며 “경기 부진 속 연체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