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등장 김밥ㆍ라면 등 인기
현지 바이어들 시식 요청하기도
"유럽은 세계 진출 위한 필수코스"

'아누가(Anuga) 2025' 기간 중 운영된 한국 식품기업 부스는 연일 문전성시였다. 특히 시식 부스에는 떡볶이와 라면 등 K푸드를 맛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외국인들이 떡의 질감을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기업 관계자는 "10년 전 이야기"라며 "한국 드라마 등에서 많이 나오니 인지도가 높아졌고, 아누가 기간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가 떡볶이 시식코너"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한 김밥과 라면 등 K푸드의 높은 인지도는 아누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특히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냉동김밥 간편식을 주요 제품으로 선보였고, 긴 형태의 냉동김밥과 삼각김밥을 전시한 한국관 부스에선 외국인 바이어들의 시식 요청이 계속 됐다. 과거 유럽과 서구권에서 '검은 종이'로 부르며 혐오식품으로까지 여기던 김이 K컬처 부흥에 힘입어 차세대 건강식품이자 맛있는 스낵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K-라면도 확장과 변화를 이어갔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전세계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면 농심ㆍ오뚜기ㆍ팔도 등은 각사별 특장점을 살려 K-라면의 변주를 다채롭게 선보였다. 농심이 이번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신라면과 김치를 결합해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우크라이나 바이어 나자르(Nazaar)는 "새로 출시된 농심 김치볶음면의 맛을 봤는데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매력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한국 기업의 도전 정신도 눈에 띄었다. 팔도는 국내 비빔면 최강자인 '팔도비빔면'을 아누가에 선보였다. 세계 시장에서 볶음면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찬물에 씻어 만드는 비빔면은 존재감이 미미하다. 팔도 관계자는 "유럽에선 물에 석회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면을 씻어먹는 데 거부감을 느낄 것이란 (우리 스스로의) 선입견이 높아 내부에서도 고민이 있었다"면서 "정작 유럽 현지에선 흐르는 물에 씻는 제품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입증된 제품이라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와 '처음처럼'을 소개하는 음료 부스를 마련했다. 현장에선 소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 바를 운영, 방문객의 입맛 잡기에 집중했다. 소주 외에 우유와 탄산을 결합한 '밀키스', 건강음료로 각광받는 '알로에 음료'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강영덕 롯데칠성음료 유럽팀장은 “유럽에선 소주를 '순한 보드카'로 여기는 느낌이 강하다"며 "이번 아누가에서 유럽 섬나라 사이프러스와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수 국가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과 대상, 롯데웰푸드 등 아누가 부스 참여가 처음인 한국 식품기업도 상당수였다. 또 우수 중소기업들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과 함께 아누가에 참석, 해외 바이어 눈길 잡기에 나섰다. 정동협 대상 유럽식품부문 대표는 "아무래도 K푸드 수출이 그동안 아시아·북미에 집중돼 우선 순위에선 유럽이 뒤처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해 유럽 시장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인 만큼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입맛 까다로운 유럽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