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치료 급선무에도 급여 사각지대⋯접근성 높여야”[삼중음성유방암 완치의 길]

김민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김민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펨브롤리주맙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을 높인다는 결과로 시작해서, 재발을 줄인다는 결과, 전체 생존율을 연장시킨다는 결과까지 증명했다. (펨브롤리주맙으로)치료할 당위성이 훨씬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암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조기에 강력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유방암은 해마다 3만 명 가까운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대체로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세부 유형에 따라 격차가 뚜렷하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공격적이고 재발이 잦아 예후가 좋지 않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본지와 만난 김민환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재발이나 전이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평균 1.5년 정도이고, 공격적인 경우 1년 내에도 사망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의 또 다른 특성은 젊은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유방암 발병 중간 연령은 51~52세로 보고되는데, 삼중음성유방암은 40~45세 수준이며 30대 환자도 많다”라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한 30·40대에 진단받은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빠르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다양한 악조건을 가진 삼중음성유방암에는 또 다른 제약이 존재한다. 치료제가 드물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거의 되지 않는단 점이다.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2022년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급여권에 들어오지 못했다.

유방암은 1~4기로 구분하는데, 수술할 수 있는 1~3기가 조기에 해당한다. 1기보다 2·3기 환자의 치료 성과가 좋지 않아 의학계는 이를 ‘고위험 조기’로 분류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 1기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고, 약 60~70%가 2기나 3기로 진단되므로 대다수는 고위험 조기 환자이다.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글로벌 임상 3상(KETNOTE-522)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치료법은 전체생존율(OS)을 유의미하게 개선해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34% 감소시켰다.

▲김민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김 교수는 “암 치료에서는 종양 크기를 잘 줄이거나 재발을 방지한다고 해도 전체 생존율까지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펨브롤리주맙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을 높인다는 결과로 시작해서, 재발을 줄인다는 결과, 전체 생존율을 연장시킨다는 결과까지 증명했다. (펨브롤리주맙으로)치료할 당위성이 훨씬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펨브롤리주맙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약 1년에 걸쳐 수술 전 펨브롤리주맙과 항암화학요법을 병용 투여(8사이클)하고 수술 후 펨브롤리주맙을 단독 투여(9사이클)하는 총 17사이클로 구성돼 있다. 비급여 치료 비용은 약 5000만 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펨브롤리주맙이 도입되면서 조기 삼중음성유방암은 잘 치료하면 완치되는 암이라고 환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고, 실제로도 좋은 치료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유로 펨브롤리주맙을 쓰지 못해서 재발하는 사례도 많아 안타깝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전이성 암 치료제의 급여 편입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조기암은 그렇지 경향이 않은 있는데, 이미 재발을 경험하고 완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완화 목적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완치 목적으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치료 경과가 더 좋고, 전체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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