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상장 임박…삼성 지배구조 변화 스타트

제일모직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내년 1분기로 예정된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다음달 18일로 앞당기고 금융당국에 4만5000~5만3000원의 공모가 등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하는 구주 매출에는 주요 주주인 삼성카드, 삼성SDI, KCC가 참여한다.

제일모직 상장이 눈 앞으로 다가오자 재계는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제일모직 상장이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순환출자 해소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제일모직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72%)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25.1%)이며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제일모직 사장,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8.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KCC로 1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의 2대 주주다. 삼성생명은 이 회장이 20.76%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이며, 뒤를 이어 제일모직이 19.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즉,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삼성생명→ 삼성전자→기타 계열사→제일모직’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일모직이 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전망하며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예측하고 있다. 더불어 제일모직이 지주사가 되면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는 만큼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얘기도 나온다. 제일모직 상장 후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해 삼성 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여기엔 삼성전자의 투자 부문, 사업 자회사 인적 분할도 거론된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계열사 간 지분정리에 수 십조원이 드는 데다 현재 순환출자 구조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 특히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을 삼성 지주회사가 인수하는 데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 변화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는 제일모직과 함께 삼성SDS도 조기 상장 작업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고,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 지분 취득절차 진행 등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제일모직·삼성SDS 상장으로 이 부회장이 5조~6조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달 14일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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