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론 급팽창ㆍ정크본드 금리 하락 등
금융시장에서 차기 버블 붕괴가 언제 일어날지 알아채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지난 50년간 미국증시에서 1년 안에 주가가 30% 이상 빠지는 대붕괴가 6차례나 일어났다. 그때마다 투자자들은 과거를 회상하면 왜 경고신호를 놓쳤는지 후회할 따름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레버리지 론과 정크본드의 급팽창 등 ‘버블 붕괴’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징후가 있다고 소개했다.
‘레버리지 론(Leveraged loan)’은 사모펀드나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할 때 피인수업체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FT의 기준에 따르면 레버리지 론이 활성화 된 요즘이야말로 버블 붕괴 위험이 가시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금융정보업체 S&P캐피털IQ에 따르면 올 들어 시행된 레버리지 론의 3분의 1 이상이 그 규모가 법인세ㆍ이자ㆍ감가삼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신용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S&P캐피털IQ는 지적했다.
투기등급 채권인 정크본드는 고위험ㆍ고수익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야 정상이다. 미국 정크본드 금리 벤치마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지수는 지난 6월 5.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현재도 6.3%로 예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재무건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정크본드에 돈이 몰리면 몰릴수록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기업공개(IPO) 활성화도 경계해야 할 신호 중 하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주 IPO와 초과배정옵션을 통해 25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로 세계증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더 많은 자금조달을 위해 시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IPO를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IPO 열기가 오래 지속될 수록 그만큼 상장에 나선 기업들의 질도 떨어져 버블 붕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FT는 꼬집었다.
자사주 매입도 버블 붕괴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S&P500 종목 중 가장 많이 자사주를 매입한 100대 기업의 주가는 지난 12개월간 상승률이 S&P지수보다 4%포인트 앞섰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시작됐던 지난 2007년 6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주가수익률(PER) 등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들이 2007년이나 1987년을 능가하는 수준인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FT는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다음달 양적완화를 종료하며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준비할 때는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