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똑똑한 은퇴] 불확실한 40대들의 노후준비

입력 2014-09-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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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현재 40대는 베이비부머와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경계인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경계인(marginal man)이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과도기적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중장년층처럼 자산을 제대로 축적한 것도 아닌데 벌써 자녀들은 쑥쑥 크고 있다. 50대가 좋아하는 골프나 친목회보다는 여행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80%의 신입사원이 회사를 옮기려는 분위기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고 책임감이 강하다. 이런 어정쩡한 특성이 있는 40대들이 노후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해 점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장수 고령사회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고령사회는 젊은이가 줄어들고, 노인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사회를 말한다. 출산율이 여성 1명당 1.3명 이하의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만혼이나 미혼이 더 증가할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생각보다 지출을 늘리지 않아서 소비가 활성화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그 결과 중 하나로 경제활동인구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자영업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밝지 못한 전망이 고령사회가 가진 어두운 면이므로 40대의 자산관리나 노후준비는 이런 추세를 유념하면서 이뤄져야 한다.

두 번째, 40대들은 중장년층들과 다른 삶을 추구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본격적으로 정년퇴직을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가족관계가 허술하며, 취미 여가가 단조롭기 짝이 없다. 동창회, 동호회와 같은 친목단체를 활용한 여가활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골프나 등산과 같이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삶을 선호하고 있다. 즉 관계 지향적 여가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40대들은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으며, 취미 여가도 부부나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나 문화활동과 같은 감성지향적 여가에 치중하고 있다. 40대들은 자신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한 생애설계(life planning)를 짜야 한다. 과도한 경쟁과 소비를 지향하는 외형적인 면보다는 적정한 소비를 통해 내적 행복감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노후준비를 완성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각종 연금개정이 부실화되는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까지 전망된 바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애당초 2060년경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자료(2012~2060년 장기재정전망분석)에 따르면 연금 고갈 시점은 2053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제시했던 고갈시점이던 2060년보다 7년 앞당겨진다는 말이다. 또한 젊은이들보다 3배 이상 의료비를 많이 사용하는 건강하지 못한 고령자들 때문에 건강보험 역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40대의 노후준비는 베이비부머와 달리 결코 낙관적일 수 없다. 좀 더 자기가 스스로 준비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개인연금을 가능하면 늘리고, 국내외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 지출을 적정 수준으로 가져가야 한다.

앞으로 고령사회가 도래하면 사회 곳곳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세계 유례가 없는 고령화가 우리 사회에 오고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오래된 인식구조로는 이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물론 과도하게 위기감을 느끼고 좌절하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확한 지식과 예측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래서 40대는 이미 은퇴를 맞이하는 베이비부머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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