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연기금 캘퍼스, 헤지펀드 투자서 손 떼는 이유는?

입력 2014-09-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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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비용 줄이려는 의도…다른 연기금에도 영향 미칠 듯

▲사진=블룸버그

미국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캘퍼스)’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완전히 청산한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투자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이날 캘퍼스 측은 헤지펀드에 투자했던 40억 달러(약 4조14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내년까지 전액 회수하고 다른 투자처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캘퍼스는 수익성과 상관없이 24개의 헤지펀드와 6개의 재간접투자 헤지펀드(헤지펀드오브펀드)를 모두 정리하게 된다. 새로운 투자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모색에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캘퍼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캘퍼스의 결정은 다른 연기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캘퍼스가 미국을 대표하는 공적 연기금이라는 상징성도 있는데다 대안투자처로 부동산은 물론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에 가장 먼저 손을 댄 연기금도 캘퍼스이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의 많은 공적 연기금들은 포트폴리오의 투자 위험도를 재검토왔다. 특히 2002년 헤지펀드에 처음 투자했던 캘퍼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체 자산의 3분의 1이 넘는 손실을 본 이후 위험자산 비중을 꾸준히 줄였다.

비용 절감 노력도 캘퍼스의 헤지펀드 투자 철회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고 통신은 풀이했다. 지난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캘퍼스는 헤지펀드 투자를 통해 7.1% 수익을 올렸지만 수수료로 1억3500만달러를 지불했다. 헤지펀드로 올린 수익이 캘퍼스의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였다. 같은 기간 캘퍼스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1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캘퍼스의 테드 엘리오풀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 대행은 “캘퍼스의 자산운용 규모를 봤을 때 투자 프로그램의 비용을 줄이고 투자 단순화를 위해서는 헤지펀드 부문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메사추세츠는 전체 자산의 10% 가까이 헤지펀드에 베팅하고 있으며 뉴저지는 올 회계연도에 10억 달러를 추가로 헤지펀드에 투자했다.

지난달 맥킨지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처에 몰리면서 헤지펀드에 모인 돈은 2조800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헤지펀드, 부동산과 사모펀드 등을 포함한 대안투자에 몰리는 돈은 2020년이면 14조7000억 달러로 현 수준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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