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IPO로 120억 달러 현금 쥐게 돼…매출ㆍ순익 등 실질적 성과 보여야 압박 커질 듯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로 야후가 횡재하게 됐다.
그러나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알리바바 IPO 이후 실적 압박이 부쩍 늘 전망이라고 2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야후 주가는 이미 알리바바 IPO 기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야후 주가는 8% 가까이 올랐다. 반면 구글은 상승폭이 1%도 안 됐다.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을 약 22.6%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IPO 이후 막대한 현금을 거머쥐게 된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이달 중순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 가치는 45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야후는 IPO 이후 보유지분의 4분의 1가량을 매각할 계획이어서 약 120억 달러(약 12조2200억원)의 현금을 손에 넣게 된다.
이미 메이어 CEO는 새로 얻은 횡재 가운데 절반을 주주들에게 풀 것이라고 공언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실탄을 갖고 메이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있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야후가 월가 투자자들에게 회사 회생 계획이 실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은 13년째 반복되고 있다. 메이어는 지난 2001년 팀 쿠글이 사임한 이후 야후의 7번째 CEO다.
메이어는 물론 2012년 야후 CEO에 오르고 나서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텀블러와 영국 10대 청소년들이 설립한 뉴스 요약 앱 섬리를 사들이는 등 인수ㆍ합병(M&A)을 통한 변화를 꾀했다.
또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동영상에 초점을 맞춰 지난 2년간 야후 앱은 매우 좋게 발전했다고 CNN머니는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이런 변화가 실적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야후는 3분기는 물론 올해 전체 매출과 주당 순익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내년에 매출이 2%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순익은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실적 개선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기다릴 정도로 인내심이 많지 않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야후 주가가 지난달 올랐지만 여전히 연초에 비해서는 3% 빠진 상태다. 야후 시가총액은 현재 390억 달러로 자신이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 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는 월가가 지난달 야후 주식을 사들인 것이 오직 알리바바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니드햄앤드컴퍼니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메이어가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가 그렇게 할 시간이 주워지느냐’가 문제의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