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000여건 특허 포트폴리오 경쟁력… 2분기 실적 악화엔 “직접 영업 뛰겠다” 절치부심
“국내 중소·중견기업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성공사례를 만들겠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사진>가 강조해왔던 ‘LED 특허경쟁력’이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즐비한 세계 LED시장에서 4위로 도약, 국내 중견기업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1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 조사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LED 패키지 매출액 순위에서 전년보다 1단계 상승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순위가 상승한 유일한 기업인데다, 국내 중견기업이 글로벌 LED시장 4위 안에 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반도체를 앞서고 있는 기업은 일본 니치아(1위), 독일 오스람 옵토(2위), 삼성전자(3위) 등에 불과하다. 중견기업인 서울반도체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약 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LED조명시장의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서울반도체의 고객이 될 수 있다”며 “오는 2017년까지 세계 1위 LED기업으로 성장해 미국의 HP, IBM, MS처럼 국내 벤처 및 중소·중견기업들도 세계 1위로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우리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반도체의 이 같은 성장은 이 대표가 추진해 온 ‘R&D경영’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이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1만1000여건의 특허 포트폴리오는 서울반도체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무기다. 매년 매출의 10%를 R&D에 집중 투자하고, 600개 이상의 특허 출원을 시도하는 이 대표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특허 전문가’로도 불린다.
이 대표는 과거 니치아, 오스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아찔한 특허 분쟁을 겪었다. 이후 특허의 중요성을 깨닫고 R&D 중심 경영을 펼쳤고, 이 같은 이 대표의 노력이 특허경쟁력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선정하는 글로벌 특허경쟁력 순위 반도체 제조 부문에서 LED 전문기업으론 서울반도체가 유일하게 2년 연속 1위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컨버터 없이 교류에서 구동 가능한 LED광원 아크리치(Acrich), 기존 LED 광원보다 10배 이상 밝은 엔폴라(nPloa) 등이 이 같은 결실의 산물이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중국·미국 등 5대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해외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국내 LED 기업 중 매출 1조원을 넘은 곳은 이 회사가 유일하다. 하지만 올 2분기 태블릿 등 IT사업의 부진과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4% 감소하는 등 최근 잠시 흔들리는 상황을 겪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최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하반기엔 영업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다.
LED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 LED조명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다, 산전수전 겪은 이 대표가 직접 영업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밝힌 만큼, 하반기에는 다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