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테크리더] SK이노베이션 GT 촉매공정연구소 “윤활유 촉매 합성 테스트만 700회”

입력 2014-07-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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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자체 촉매공정 개발 나서… 2008년 개발 상용화까지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테크놀로지 촉매공정연구소의 유재욱 수석연구원(맨 오른쪽)과 팀원들이 SK이노베이션 대전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SK이노베이션

최근 조명받는 윤활유 시장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SK이노베이션을 합쳐 딱 두 정유사만이 발을 들여놓았던 영역이다. 당시 윤활유의 원재료인 윤활기유 생산은 100% 국내 자립 기술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였다.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과정 중 고도화설비에서 생산되는 미전환유에 촉매, 감압증류 등의 추가 공정을 더해서 생산된다. 이 중 촉매 공정에서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 특허권자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가며 관련 기술을 도입, 생산해왔다. 촉매란 윤활유가 추운 곳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물질이다.

지난 2004년, SK이노베이션의 울산공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촉매로 인해 윤활기유 제품의 생산과 품질저하 문제가 일어난 것이다. 고유 촉매 기술이 없던 SK이노베이션은 모든 문제 해결을 해외 업체에 의존해야만 하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

그 결과 윤활기유 촉매공정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었고 2006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이것이 지금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떠오르는 윤활유 시장에서의 자립기술을 확보하게 된 첫 계기였다.

SK이노베이션 플랫폼기술CoE 유재욱 수석연구원은 “밤낮 없이 직접 실험실과 시험공장 현장을 다니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갔다”며 “그렇지만 공개된 정보는 모두 한정된 수준이었고 해외에서도 핵심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아 합성 테스트만 700여번에 걸쳐 실시됐었다”고 당시의 고충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체 촉매공정기술이 완성되기까지는 총 5년이 걸렸다. 2008년 촉매 기술을 개발해 첫 상용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후 2년 동안 수백번의 테스트를 통해 공정마다 균일한 성능을 내는 상용화를 달성해 냈다.

유 수석연구원은 “치열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확보했지만 상업 적용을 하는 데에 또 다시 많은 위험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촉매의 수명이 통상 4년이다 보니 개발 촉매의 상업 적용 타이밍이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그는 “관련 부서들 간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상업 적용을 위해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었다”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끝임없는 도전 끝에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울산CLX의 윤활기유 생산 제1공장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제2공장에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촉매기술을 적용했다. 이어 2013년 자체 설계를 통해 건설된 윤활기유 제3공장과 중질기유 생산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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