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로 힘들어하던 기업들의 곡소리가 잦아들었다. 과세당국이 과도한 세무조사로 세무리스크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을 고려해 제도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두 달 전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민이 바라는 10대 세정개선 과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세무조사로 인해 기업들이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가 화제가 됐던 것이다.
당시 국세청과 대한상의는 세무조사 개선 과제로 △추징실적을 의식한 무리한 세무조사 지양 △해명자료 요구 및 납세자 자료제출 부담 대폭 축소 △현장 조사기간 단축 및 조사기간 연장·범위 확대 통제를 내놓았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 기업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폭풍처럼 몰아쳤던 세무조사에 기업들은 휘청거렸고, 투자마저 주저하게 만다는 ‘세무 리스크’ 를 한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0월, 매출 1000대 기업에 속하는 16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9%가 세무조사로 인해 경영상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자료요구 정도와 조사기간이 과도하다는 응답률도 각각 68%, 62.9%로 절반을 훨씬 넘었다. 이에 당시 기업들은 △과도한 법해석 자제 △과도한 자료요구 지양 △조사대상 및 시기 등 선정의 예측가능성 △합리적 조사기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난의 시기를 보냈던 기업들은 올해 들어 세무조사가 한층 완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보며 투자계획도 더욱 탄력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됐다는 분위기다. 세금징수율이 투자 계획 단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지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기업들은 역으로 투자 자체를 하지 않는 세무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경련 금융조세팀 홍성일 팀장은 “작년에는 과세당국이 세법해석을 엄격하게 해 세금을 부과한다거나 기간 및 인력 투입도 강화해 기업들이 힘들어했다”며 “올해에는 작년 만큼 세무조사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세무조사가 강화되면 기업들은 세무리스크 때문에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자세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