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순위 1위 자리는 최근 5년 동안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이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삼성물산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6조5000억원 규모의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이 사업이 삼성물산의 매출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종합순위 1, 2위 기업이 바뀌지 않더라도 최소한 삼성물산의 토목 부문 시공능력평가액은 현대건설을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능력 평가 1위에 오른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돌고 있는데 이달 말 발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만큼 회사 차원에서 따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건설업계 1위에 오른다는 상징성은 있겠지만 실질적인 실익은 없고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도 있어 상황을 보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3위와 4위를 기록한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5위였던 포스코건설이 이들을 제칠 가능성도 높다.
GS건설 역시 지난 한해 동안 9373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급격한 실적 악화를 기록해 6위 자리도 지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 역시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10위권 수성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이외에도 지난 4월 현대엠코와 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이 10위권 내로 진입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합병 당시 매출액 기준으로는 8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어느 때보다 상위권의 순위 변동이 큰 만큼 쉽게 순위를 예측할 없다.
지난해 10위를 기록한 한화건설의 고민도 깊다.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한계를 드러내 실질적인 실익을 거두지 못한 만큼 오히려 10위권 밖으로 물러나는게 나을 것이란 내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위권 건설사들의 실적도 좋지 못한 만큼 10위권 안팎의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로부터 시평과 관련한 자료를 접수한 상태지만 아직 순위를 산정하진 않은 만큼 시장의 전망이 맞는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업계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시평순위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능력 평가 제도가 최근 해외건설이나 업종 다변화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순위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일시적으로 순위가 바뀔 수는 있겠지만 종합적인 성과를 평가해 볼 때 여전히 수위를 차지하는 만큼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설업계는 현행 시평이 재무상태, 기술자 수 등 본질적으로 의미가 다른 평가요소를 금액화한 뒤 단순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시공능력을 왜곡할 수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시평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