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4개월째 동결됐다.
금통위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 방향 결정 시까지 현재의 연 2.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경기는 회복세가 꺾이진 않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전(全) 산업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소비가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투자도 견고하지 않다. 5월 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의 큰 폭 하락과 공공행정, 건설업 감소 등으로 전월비 두 달 연속 축소됐다. 또 5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보다 1.4% 늘고 서비스업생산지수도 0.6% 증가했지만 여전히 3월 수준을 밑돌고 있는 점에 비춰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인 영향은 지속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 부문을 보면 설비투자의 증가세는 둔화됐으며 건설투자도 토목부문 부진이 심화되면서 전년 동월비 감소로 전환했다.
이렇게 최근 경제지표가 신통치 않지만 한은은 현 기준금리가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인하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여진뿐만 아니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기진작을 위해 금리인하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로 최 후보자는 지난 8일 열린 청문회에서 우회적으로 금리인하에 동의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시장에서는 최 후보자가 정식 임명된 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결정하는 시기에 맞춰 한은이 정책공조 차원에서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소비와 투자 등 경기진작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심리 정도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3개월째 이어진 만장일치 금리동결 기조가 이달에 깨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한은은 이날 정오에 기존 4.0%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이상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락폭에 따라 금리인하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전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깜빡이를 일찍 켰다”며 기존 ‘금리 방향성은 인상에 있다’라는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바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새로이 임명된 장병화 부총재가 이날 금통위에서 첫 데뷔전을 치렀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7명의 완전체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