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첫날 모니터링 결과 발표… 조사대상기관, 의원 등 조목조목 비판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면, 지금 이 순간 다시 세월호 사고가 나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방장관 이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국정조사장에서 나간 건 국방부가 이번 국정조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비판받을 행동이다.”
“일부 의원은 질의시간을 개인 감상 수준의 의견을 제시하는 데 소모하고 장시간 자리를 비웠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장시간 졸더니 더딘 국정조사 진행에 분통 터뜨리는 유가족에 언성을 높이고 조롱하는 태도도 보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진행된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지켜본 후 내놓은 평가다. 가족대책위는 안행부 등에 대한 기관보고로 본격화된 이날 국정조사를 모니터링해 1일 모니터링 보고서를 처음 발표했다.
가족대책위는 보고서에서 국정조사에서 제기된 부처간 사고대응 문제와 대응상 문제점 등을 다시 짚는 한편, 이날 출석한 보고 기관장의 답변태도와 의원들의 질의태도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강병규 장관의 경우 “사고 인지를 늦게 하고 구조된 인원을 잘못 파악해 대응 과정에서 혼선을 초래한 것이 모두 해경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등 시종일관 책임 떠넘기기 식의 무책임한 태도로 답변했다”며 “구조자 수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진 후에도 장관만 이를 잘못 인지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대응을 한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고 초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중대본의 본부장이 구체적인 구조 방법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걸 보면 왜 사고 초기에 중대본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는지, 왜 피해가 확대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강 장관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를 비판했다.
김관진 장관에 대해선 “군의 잘못된 대처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실장으로 영전해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도 국방장관 이취임식을 이유로 국정조사장에서 나간 것은 더욱 비판받을 행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관보고는 기관별로 하루만 진행되는 만큼 김 장관처럼 중요한 증인의 경우 다른 일정이 있더라도 보고에 성실하게 임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강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족대책위는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정된 질의시간을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얘기를 하는 데 써버렸다면서 이재영 의원은 보고기관의 책임 소재와 무관한 이야기로 질의시간을 소모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장시간 자리를 비워, 심한 때엔 여당 측 의원 절반 정도가 자리를 비웠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질의 및 답변 내용이 수차례 중복돼 국정조사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을 특정해선 “다른 의원의 질의 시간에 장시간 조는가 하면, 지지부진한 국정조사 진행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가족에 ‘내가 당신에게 말했냐’며 언성을 높이고 때로는 시끄럽다는 의미로 ‘경비는 뭐하냐’고 말하는 등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심재철 특위 위원장에 대해서도 “지상파 생방송 요청을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위원장의 소관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보고기관장의 책임 회피 발언을 하루 종일 듣고 난 직후 다시 ‘소관 사항 아니다’란 말을 들으니 국정조사 대상 기관과 국정조사 특위의 차이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