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무리한 계열사 지원에 나서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일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전망은 기존 ‘부정적’을 유지했다.
신평사는 대한항공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무리한 계열사 지원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4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보통주 7407만4074주를 취득함에 따라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4.3%에서 33.2%로 높아졌다.
한진해운의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인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에 연결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업황 부진과 적자에 시달리는 한진해운을 연결 자회사로 떠안을 경우 대한항공의 수익성도 동반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컨테이너 업황 부진, 영업손실, 금융비용 및 외환평가손실 발생 등으로 올해 5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에쓰오일 지분을 처분하고 노후 항공기와 기타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발표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자구계획의 핵심 사안인 에쓰오일 지분 매각은 해당 종목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서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7만4000원이었던 에쓰오일 주가는 전날 5만6800원으로 주저앉으며 약 26% 하락했다.
계열사 지원 문제와 더불어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중장기 신규 항공기 도입계획으로 8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항공기 도입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대한항공의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