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복잡해진 통화정책 방정식 속 기준금리 13개월째 동결

입력 2014-06-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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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3개월째 동결됐다.

금통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 방향 결정 시까지 현재의 연 2.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현 경기회복세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만족스럽지는 않고 그렇다고 인하할 정도로 시급하지는 않다는 판단에서다.

금통위는 전달과 같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최근 통화정책 방적식이 대내외 변수로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앞서 금리의 장기적 방향성을 ‘인상’으로 제시했지만 금리인하 요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세월호 사태 등으로 인한 여파로 경기회복세가 더뎌지며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잇단 하향 조정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가파르게 진행되는 원화강세가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5일 기준금리를 인하한데서 더 나아가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했다. 이어 인민은행도 9일 중소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인해해 경기부양에 나섰다. 미국도 최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자 최근 금리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을 확고히 했다. 일본도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음에 따라 지난달 말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리인하 요인들이 늘어나자 금통위가 최소한 금리동결 시기를 더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한은이 올 하반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해외 투자은행 사이에서 다소 우세했으나 이달 들어 연내 금리동결 전망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당초 올해 4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던 BoA메릴린치는 내수 회복세가 느리고 물가가 낮은 수준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 시기를 내년으로 수정했다. BoA메릴린치를 비롯해 BNP파리바,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많은 해외 IB가 연중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완전체가 아니었다. 박원식 전 부총재가 사퇴한 이후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두달 연속 한명이 빠진 6명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3일부터 공식일정을 시작한 함준호 금통위원은 이날 첫 금통위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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