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는 저마다의 새로운 기술로 갈수록 속도가 빠른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나, 실제 속도에 차이가 나면서 소비자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시설투자보다 오히려 과대 광고만 일삼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서 국내 이통사들의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과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 A)의 실제 속도가 광고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광대역 LTE 다운로드 속도는 56.6Mbps, LTE-A는 47.2Mbps로 측정됐다. 특히 최신 기술이라고 홍보 중인 LTE-A의 경우 편차가 컸다. LTE-A는 서로 다른 두 개의 LTE 주파수를 하나로 연결한 것으로 이통사들은 최대 150Mbps의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광고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150Mbps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나오기 어려운, 말 그대로 이론상의 수치”라며 “시간과 장소 등 전파 환경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최대 150Mbps의 속도는 기지국 내 사용자가 최소화하는 최적의 상태에서 한 실험실 속도”라며 “광고에서 150Mbps의 속도를 이론상 최고 속도라고 명시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와 전문가들은 다른 입장이다. 이통3사가 광대역 LTE와 LTE-A가 ‘LTE보다 2배 빠르다’는 점을 광고에 중점적으로 사용, 홍보 효과를 크게 누리고 있는 만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일부 이통사의 경우 과장광고 심의를 피하고자 광고 화면 아래 작은 글씨로 ‘접속자 수 및 접속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넣고 있다”며 “짧은 광고 속에서 해당 내용을 인지하기 어려워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시설관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광고에 서비스의 차별성보다는 톱모델을 활용한 관심 끌기식 광고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정재와 전지현을 내세워 ‘잘생겼다 LTE-A’ 광고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특별한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고 ‘잘생겼다 LTE-A’라는 노래말만 반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외모나 외형이 보기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통신기술과 서비스에 대해 ‘잘생겨 줘서 고맙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고를 접한 시청자들은 이정재와 전지현에게만 눈이 갈 뿐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KT의 경우 국악소녀 송소희를 앞세워 국악 멜로디에 광대역 LTE-A는 KT가 가장 빠르다는 후렴구를 반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빅뱅의 지드래곤을 모델로 기용, 주파수 대역폭 80㎒를 표현한 ‘LTE8’기술을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