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제성장 원동력인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세관 격인 해관총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1% 급감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보다 10.1%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가 229억8000만 달러(약 24조3900억원)에 달했다.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또 적자폭은 지난 2012년 2월 이후 2년래 최대폭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를 앞두고 지난 1월 수출업체들이 일제히 물량을 밀어내고 지난해 가짜 송장 등으로 수출 수치가 크게 부풀려진 것이 지난달 수출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그러나 수출의 부진 정도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지난달 수출이 7.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콘퍼런스보드의 앤드류 폴크 이코노미스트는 “춘제 영향 등으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안 좋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해 13개월래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PPI는 전년보다 2% 떨어져 2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997~99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인 7.5%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류리강 중국 경제 대표는 “중국 정부의 정책목표와 현 경제상황이 불일치하고 있음을 이들 지표가 보여주고 있다”며 “올 상반기 성장률이 7.5%를 밑돌면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수 있으나 이는 개혁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