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TM·온라인… 판매창구 넓혀 불황 돌파
보수적인 보험사들이 설계사에 의존하던 고객 접점을 다양하게 늘리고 있다. 보험사들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텔레마케팅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손해보험사는 물론 생보사 역시 온라인보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저금리 기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수수료 부담 등으로 영업비용이 많이 드는 설계사보다 다른 판매 채널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불황으로 자체 판매 채널의 대안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10월까지 설계사 숫자는 14만83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만8411명보다 약 1만명 감소했다.
반면,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10월 생명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를 통한 초회 보험료 수입은 4조1941억원이다. 전체 초회 보험료(5조7192억원) 중 무려 73.3%다. 이는 방카슈랑스 비중이 68.1%이던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비해 5.2%포인트, 2011년 47.6%에 비해서는 25.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2010년만 해도 초회 보험료에서 방카슈랑스 비중이 각각 21.0%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4∼10월 이들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각각 62.5%와 61.2%로 3배가량 늘어났다. 교보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비중이 3년 만에 22.0%에서 54.7%로 증가했다.
방카슈랑스 판매는 2012년 목돈을 일시에 넣고 매월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다는 이유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꾸준히 늘어났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텔레마케팅 의존도가 높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TM을 통한 판매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KB생명과 신한생명 등 은행계 생보사들은 TM 비중이 20%가량 차지한다. 흥국생명, AIA생명, 미래에셋생명 등도 10%를 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TM 채널을 통한 초회 수입보험료 규모는 △신한생명 167억2100만원 △동양생명 83억9700만원 △미래에셋생명 76억6700만원 △흥국생명 74억5700만원 △AIA생명 58억9800만원 등의 순이다.
또 손보업계에서도 같은 기간 동부화재 56억원, 삼성화재 47억원, 현대해상 46억원, LIG손해보험 40억원 등 TM 영업을 통한 수익을 올렸다.
온라인 시장은 보험업계에서 설계사를 대체할 유력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 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 보험이 활성화돼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나 상승한 상태다.
최근 생보사 중 온라인 보험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KDB생명과 교보생명의 자회사 라이프플래닛이다.
KDB생명은 2012년 11월 온라인보험 판매 이후 1만 건 이상의 판매 건수(2013년 12월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에 1000건 정도를 판매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도 지난해 12월 2일 공식 영업 개시 이후 같은 달 말까지 판매 건수가 약 500건을 넘어섰다.
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초기 가입 약 500건, 보험료로 환산했을 때 약 6500만원의 실적을 냈다. 또한 홈페이지 순수 방문자 수는 약 16만5000명을 돌파했다. 이는 일 평균 5600명이 접속한 셈이다.
신한생명도 지난해 4월 판매 개시 이후 4000건 이상의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7일 다이렉트 저축보험을 출시해 온라인 보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판매를 시작해 450건을 판매했으며 한화생명은 8월 판매를 시작해 500건 수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보험시장의 5%가 온라인보험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향후 2년 이후부터 시장이 형성되고 향후 7년에서 10년 사이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