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상장 중국 기업 규제 불확실성 직면…중국 기업 상당수 홍콩으로 발길 돌릴 듯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의 중국법인에 6개월간 감사 금지령을 내리면서 홍콩증권거래소가 이득을 볼 전망이라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SEC는 지난 22일 딜로이트투쉬토마츠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언스트앤드영, KPMG 등 4대 회계법인의 중국법인에 자국증시 상장 기업들을 감사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SEC의 결정이 역외 규제환경을 개선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SEC의 청천벽력같은 발표에 미국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의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다. 항소 등의 절차가 있어 이들 중국 기업은 2013년 연례 보고서 등을 예정대로 내놓을 수 있지만 규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증시 상장 중국 기업 주가는 4.3% 급락해 3개월래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회계 부정 스캔들로 중국 기업의 미국증시 기업공개(IPO)가 2012년 3건으로 한풀 꺾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8곳이 상장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살아났으나 SEC의 발표는 찬물을 끼얹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SEC와 중국의 갈등에 홍콩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X펀드의 브루노 델 아마 최고경영자(CEO)는 “SEC 판결로 중국 기업들이 뉴욕 대신 홍콩에서 상장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최대 증시이며 나스닥은 글로벌 기술주들이 집결한 곳이라는 매력이 있었으나 회계 문제가 전면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부티크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판바오 CEO는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미국증시에서 IPO를 시행하려는 기업들은 이런 점이 기업 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금융학 교수는 “미국에서 IPO를 시행하려던 중국 기업들은 SEC 이슈가 끝나기 전까지 이를 연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IPO 장소로 홍콩과 미국 중 어디를 선택할지 주목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페이스북 이후 글로벌 기술기업 최대 규모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 초 잭 마 알리바바 설립자가 IPO 장소로 홍콩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