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상임금 개편방안 신속히 마련"…소송 자제 당부
정부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반영한 개편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18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기관 장관 회의를 열고 통상임금 판결에 대한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노사임금 결정 관행과 통상임금 법령, 경제사회적 파급 영향 등에 대한 대법원의 신중한 검토와 고심이 담겨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한 뒤 "임금체계를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무한경쟁 시대에 불합리한 임금체계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투자와 고용을 어렵게 한다"며 "경제적 파급 효과, 노사합의와 기본원칙 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개편방안과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임무송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내년 임금교섭이 본격화되기 전에 정부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제도와 체계에 대한 규범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향후 입법은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해석상 불명확성을 최소화하고 임금체계 합리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봄 임금교섭이 본격화되기 전에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제도와 체계에 대한 규범이 정비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 관계기관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입법 방안을 마련하고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협의를 거쳐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도 논의됐다.
이에 앞서 임금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6월 두 가지 안을 냈다. 1안은 대법원 판결처럼 한달 초과 기간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면 2안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한달 내 지급하는 금품으로 제한했다.
한편 정부는 임금 소송 등으로 노사갈등이 커지면 국민경제에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개별 사업장 노사는 소송 자제를 촉구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소송으로 다투는 것보다 이번 판례와 정부가 제시할 입법 방향을 토대로 노사가 사업장 실태에 맞게 합리적으로 임금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정부는 개별 노사의 임금체계 합리화를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퇴직금이나 1인당 임금변동의 경우 개별사업장마다 임금구조가 복잡다단하고, 업종별 대기업·중소기업별로 달라 노사정위원회와 국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큰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