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달러를 풀어 경기부양책을 주도했던 미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하 FOMC)가 18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키로 결정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이어진다. 그동안 출구전략이 예견돼왔고 채권매입 규모 축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FOMC는 월 850억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키로 결정했다.나아가 기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예정이다.
갑작스럽기는 했으나 이미 테이퍼링 즉 '자산매입 규모 축소' 결정은 1월로 예견돼 왔다. 이번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 CNBC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응답한 월가 경제 전문가의 55%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3월을 시행 시점으로 예상한 응답자(40%)보다 많았다.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이미 관련 악재가 국내 채권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금리 인상폭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는 예전보다 시장의 테이퍼링 예상 시점이 앞당겨
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테이퍼링 이슈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해졌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앞서 테이퍼링 시행이 확정될 것으로 시장이 낙관했던 지난 9월(국고채 3년물, 연 2.800%)과 현재의 금리(2.901%)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출구전략 악재가 그동안 국내 채권금리에 충분히 반영됐음을 의미한다.
시장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 결과는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관망하고 있던 대기 매수세가 시장으로 유입할 수 있어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라고 전했다.
양적완화 축소 소식이 이어졌지만 시장에서는 시행 시점보다 그 강도와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일단 양적완화 축소 소식은 이미 그 시점이 예견된만큼 충격이 크지 않다는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양적완화 축소 전략은 오히려 추진 속도와 강도가 중요하다는 견해가 많다. 전략의 강도와 추진 속도가 약할 경우 오히려 채권시장에서는 호재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