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힐링]산 정상부터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나무

입력 2013-11-2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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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만의 나무 이야기

매년 이맘 때쯤이면 단풍으로 이름난 산은 단풍과 더불어 울긋불긋한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풍이란 단어는 사전에 ‘기후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 또는 그렇게 변한 잎’이라고 정의돼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나뭇잎 속의 끈적끈적한 당(糖)용액의 색소가 뿌리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잎에 남는데, 이 색소가 안토시안(Anthocyan)이면 붉은색으로, 카로틴(Carotene)이나 크산토필(Xanthophyll)이면 노란색 단풍으로 변한다.

기상청에서는 매년 단풍이 아름다운 명산의 단풍예보를 발표한다. 올해는 설악산 대청봉은 9월 말쯤 시작돼 하루 평균 20~25km의 속도로 남하해 10월 말쯤 해남 두륜산 주산인 가련봉에 닿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단풍의 시작 시기는 산 정상에서 20% 정도 단풍이 내려왔을 때를 말하며, 단풍절정기란 산 전체의 80% 이상이 단풍 들었을 때를 말한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기 위한 조건으로는 맑은 날씨가 이어져 광합성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밤낮의 기온차가 커야 하며, 적절하게 비가 와서 광합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후 등을 들고 있다.

단풍나무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200여종이 넘으며, 주로 북반구의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풍나무라 하면 ‘단풍나무’나 ‘당단풍나무’를 일컫는데, 두 종류는 비슷하지만 잎이 5~7갈래로 갈라지면 단풍나무, 9~11갈래로 갈라지면 당단풍나무다. 이 밖에 내장단풍, 섬단풍, 산단풍나무 등의 특산종이 있으며, 단풍이라는 이름은 달지 않았지만 단풍나무 속에 속하는 고로쇠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청시닥나무, 복장나무 등도 가을이면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단풍나무의 속명 아케르(Acer)는 라틴어로 ‘갈라지다’라는 뜻이며, 종명 팔마툼(palmatum)은 ‘손바닥 모양’이라는 뜻으로 모두 잎의 갈라진 모양을 표현한 것이다. 한자 이름 단풍(丹楓)은 ‘붉을 단(丹)’과 ‘단풍나무 풍(楓)’으로 이뤄져 있어, 단풍이 물드는 특징을 묘사한다.

일본에서는 단풍나무를 카에데라고 하는데, 이는 단풍잎의 모양이 ‘개구리 손’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국에서는 단풍나무를 단풍(丹楓)이라 쓰지 않고 단풍나무 척(槭)자를 써서 척수(槭樹)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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