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털기 혈안인 ‘건설사’…강매 잡겠다는 '정부’

입력 2013-11-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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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건설사들의 캐쉬카우(cash-cow) 역할을 하던 주택시장이 오히려 건설사들의 짐이 되고 있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시공후 미분양을 털기 위해 건설사들이 혈안이 된 가운데 정부는 강제분양을 막겠다고 나서 향후 추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연말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의 계약조건을 속속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64%까지 분양가를 할인하는 단지도 등장했다.

용인시 기흥구 용인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는 345가구 중 일부 세대에 한해 51∼64% 할인 분양한다. 분양가가 10억원을 웃돌던 전용 189㎡를 4억4000만∼5억원에 팔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A-8블록에 분양 중인 ‘삼송 아이파크’는 초기 분양가에서 최대 1억원까지 할인하고 있고 태영건설은 ‘구리 태영 데시앙’ 잔여가구의 계약조건을 변경해 특별분양 중이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분양 중인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은 최근에 계약조건을 변경해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두산건설이 분양 중인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는 최근 전세계약 형태를 도입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혜택까지 내놓는 것은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이 연말까지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8·28 전·월세 대책 등의 영향으로 분양시장 분위기도 좋아 이번 기회에 골치덩어리들을 털어버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부가 자서분양 피해 방지 대책을 내놓으며 최근 분위기가 대비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서분양'이란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자사 또는 협력업체 임직원 등에게 강매하는 행위로 자서분양이 이뤄지면 건설사 임직원은 건설사의 중도금 대출을 고스란히 떠안아 이를 납부하는 것은 물론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대책에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이런 행태를 막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동안 몰랐던 것도 아닌데 ‘사후약방문’ 형식의 규제안으로 분양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상승 분위기를 타며 빠른 속도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 이제서야 이런 대책을 내놓는 의도를 모르겠다”면서 “최근 건설사들이 자서물량을 줄이기로 결의를 하는 등 자정노력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규제안이 나올 경우 자칫 분양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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