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복제냐 창조냐] “우리 정서 맞게 고쳐야 리메이크 성공”

입력 2013-11-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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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
“성공한 드라마를 그대로 들여온다고 해서 모두 흥행이 보장되는 게 아니란 걸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가 보여줬다.”

일본 NTV에서 2011년 방송된 드라마 ‘가정부 미타’는 자국 내에서 최고 시청률 40%대를 돌파하며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를 들여온 최지우 주연의 ‘수상한 가정부’는 드라마 중반을 넘어선 최근까지도 시청률 10%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홍원식 교수는 ‘수상한 가정부’의 고전을 드라마 리메이크의 현지화 전략을 들어 설명했다. 홍 교수는 “과거에는 국내에서 일본 드라마라고 하면 반감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됐다. 역시 문화 콘텐츠는 현지 정서에 맞게 고려돼야 한다”며 “가정부라는 캐릭터가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문화적 특성상 자국에 맞게 재가공되지 않으면 시청자의 호응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보인 단적인 예다. 리메이크가 성공하려면 현지의 정서와 문화로 무장한 제2의 창작에 가까운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해외 리메이크 드라마는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김혜수가 원작과 달리 새롭게 연기한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 고현정이 카리스마를 드러낸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 등도 모두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올해 초 리메이크 드라마 열풍의 포문을 연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겨울)’는 일본에 되팔렸다.

지난 8월부터 일본 지상파 TBS에서 방송을 시작한 ‘그 겨울’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4.3%를 기록하며, 일본 내 지상파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로서는 2년 만에 4%대 고지를 점령해냈다.

홍원식 교수는 ‘그 겨울’을 새롭게 집필한 노희경 작가가 “70억~80억원을 투자해 국내용으로만 드라마를 만들기 힘들다”고 한 최근의 언급에 동의했다. 홍 교수는 한국의 리메이크작이 해외에서 인기 끄는 것과 관련해 “‘그 겨울’의 활약에 비춰 리메이크 드라마도 산업적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창의적 스크립트를 구하는 것이 드라마 흥행의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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