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기준 헤지펀드 롱포지션 34% 증가…1월말 이후 최고치
헤지펀드업계가 다시 금 매수에 나서면서 올들어 부진했던 금시장이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준 헤지펀드들의 금 선물과 옵션의 롱(매수)포지션 계약 건수가 전주 대비 34% 증가한 9만7902건에 달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2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숏(매도)포지션 계약건수는 37% 줄어든 3만2088건을 기록했다. 이는 11개월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금값은 2년 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8% 하락했다. 금은 지난 12년간 강세장을 이어왔으나 올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에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불안에 증시가 하락하고 시리아 불안이 고조되면서 모처럼만에 금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달 30일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1396.10달러에 마감해 월간 기준으로 6.3% 올랐다.
금값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지난달 S&P GSCI지수도 2.9% 올랐다. 이 지수는 24개 원자재 가격동향을 종합한 것이다.
미국증시 S&P500지수는 지난달 3.1% 하락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마이클 쿠지노 퍼머넌트포트폴리오패밀리오브펀드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다시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실질적 수요는 절대 약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34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3명은 이번주 금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6명은 하락, 5명은 중립이라고 답했다. 금값 상승을 점친 애널리스트들의 비율은 지난 3월8일 이후 가장 높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금 수요가 여전히 견실한 것도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금협회는 올해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가 최대 1000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과테말라 등 신흥국들은 올해 금값 하락 추세를 이용해 금 보유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