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국내 기업들에게 미친 충격이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자·기계·자동차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엔저의 영향과 대응: 기업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기업의 45%는 엔저가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12%는 ‘심각한 영향’, 33%는 ‘약간 영향’으로 평가했다. 반면 32%는 ‘아직 영향이 없으나 엔저 지속 시 영향’이라고 답했고, 23%는 ‘엔저와 무관’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자(54.5%), 기계(51.3%), 자동차(51.2%)에서 엔저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조선(56.8%)업종에서는 ‘엔저와 무관’을 응답해 엔저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저 영향은 ‘수출 감소’(39.7%), ‘채산성 악화’(21.6%), ‘수입비용 절감’(20.9%)의 형태로 나타났다. 엔저가 수출에 미친 영향은 수출단가 하락(22%)보다 물량 감소(37%)가 많았다. 또한 기업의 약 38%는 ‘엔저에 따라 부품소재 조달단가가 하락했다’고 응답, 엔저의 긍정적 효과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대응방안으로는 ‘품질 및 디자인 경쟁력 제고’(27.8%), ‘대응계획 없음’(24.3%), ‘가격인하 검토’(21.6%)를 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한 관리능력이 대체로 취약했고 정부의 지원책으로 유동성 공급 확대, 수출 지원 인프라 강화 등을 요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엔저가 국내기업에 미친 충격이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크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조사결과의 배경으로는 한일간 제품 차별화의 진전이나 부품소재 수입단가 하락의 상쇄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연구원은“향후 엔저 지속 시 일본기업이 엔저의 수출가격 반영을 확대한다든가 일본기업의 경쟁력 개선이 공격적 경영으로 나타날 경우, 엔저의 영향이 지금 체감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