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케미칼·경남모직 등 중견기업으로 키워파격조건 내세워 대한해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인수·합병(M&A) 시장의 미다스 손, 우오현(59·사진) 삼라마이더스(SM) 회장이 이번에는 대한해운을 점찍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다. 최근까지 M&A 시장에 나온 웅진케미칼에 관심을 보였던 우 회장은 인수전에 LG화학, 롯데케미칼, GS에너지 등 대기업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대한해운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우 회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대한해운 관리인 측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로 SM그룹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SM그룹이 선정된 배경은 본입찰에 함께 참여한 폴라리스쉬핑, 대림코퍼레이션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 회장은 유상증자 1650억원, 회사채 인수 600억원의 인수조건을 과감하게 제시했다. 폴라리스쉬핑은 유상증자 1650억원과 회사채 인수500억원, 대림코퍼레이션은 유상증자 1650억원과 회사채 인수 3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M그룹이 결과적으로 경쟁사보다 최대 300억원 가량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이다.
우 회장의 이 같은 과감한 행보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1988년 SM그룹의 모태인 삼라건설을 세운 그는 2004년부터 벡셀, 경남모직, C&우방, TK케미칼 등을 인수해 자산 규모 2조원대의 중견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법정관리, 워크아웃 등 기업 경영상황은 좋지 않지만 회생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는 기업들을 헐값에 사들인 결과다.
이 중 TK케미칼은 대표적 성공 사례다. TK케미칼 전신은 1965년 세워진 동국무역으로 2002년 자본 전액잠식으로 상장 폐지된 동국무역 경영권을 2008년 삼라컨소시엄이 인수했다. 결국 2011년 재상장과 함께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우 회장은 지난 5월 TK케미칼 회장 자격으로 대통령 방미 사절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SM그룹이 대한해운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동종업계가 아니다 보니 고용안전 확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전, 포스코 등 기존 대형화주와의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해서도 SM그룹이 상당한 노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M그룹 역시 새로운 영역을 접하게 됨으로써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사업다각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1억4000억원에 달하는 대한해운 자산에 SM그룹 자산이 합쳐지면 자산규모만 약 두 배 가량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