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한의사 VS 약사 갈등 악화일로

입력 2013-08-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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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계 “건정심 합의 사항 이해해야”...첩약TF “양약사 제외한 첩약 건보 시행헤야”

첩약 보험급여 시범사업을 놓고 약사와 한의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첩약건강보험시범사업TF는 5일 성명서를 내고 “자격 없는 양약사의 한방건강보험 진입 시도를 중단하라”며 대한약사회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첩약 건보 TF는 한약조제약사의 시범사업 참여 결정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대한약사회는 한의계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합의 사항을 번복하고 한약조제약사의 참여를 반대하는 것은 한방분업을 회피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이익만을 취하려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의계와 약계의 갈등의 시작은 보건복지부가 연간 2000억원을 투입해 첩약에 의료보험 혜택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부터다. 이 시범사업에 한의사는 물론이고 한약조제약사와 한약사까지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한의계와 약계의 충돌이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복지부는 첩약을 짓는 사람에게 건강보험에서 50% 비용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3년 동안 시범적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첩약 건보 TF는 첩약 의료보험 적용으로 기득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진단권이 없는 양약사와 시범사업 논의를 함께 하라는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식 투쟁까지 불사하고 있다. 첩약 건보 TF는 한약조제약사는 약사들에게 일부 조제권을 인정한 자격증에 불과하며 첩약 건강보험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직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장신 첩약 건보 TF 위원장은 “한방건강보험과 양방건강보험으로 명확히 이원화된 건강보험체계에서 약국이 동시에 한방과 양방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측은 “건정심에서 한약의 특수성과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첩약에 대해 보험급여 시범사업을 결정한 것은 국민의 의료보장성을 확대하고, 첩약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촉진하겠다는 정책적 선택”이라면서 “이를 번복하는 것은 도입 취지를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의계가 국민건강 증진에 대한 진실된 의지가 있다면 먼저 한방분업을 통해 국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한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한의계에 한약조제약사에 대한 직능 왜곡 기만행위 중단을 비롯해 한방분업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첩약 건보 TF는 자격도 없는 대한약사회에서 한약에 관한 문제에 개입하려 한다며 재반박했다. 특히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한약조제약사가 첩약 건강보험 논의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국가 재정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양약사는 한의약 전문 직능인이 아니며 한방분업은 약사회가 거론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복지부는 한의사와 한약사, 한약 조제 약사들이 서로 합의하지 않는다면 시범사업이 백지화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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