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엑소더스?...“1100조원이 움직인다”

입력 2013-07-04 17:07수정 2013-07-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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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발언 이후 미국 채권펀드서 600억 달러 이탈…2009년 이후 채권시장 유입 자금 1조 달러

글로벌 채권시장에서의 ‘엑소더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의 지난달 19일 출구전략 발언 이후 미국 채권펀드에서만 60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5월22일 의회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에서 출구전략을 시사하고 나서 지난달 올해 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고 내년 중반에는 중단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제시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5월21일 1.93%에서 이달 3일에는 2.50%로 올랐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모든 종류의 채권 상품이 최근 수주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5월21일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등급 회사채는 -3.8%, 정크(투자부적격)본드는 -3.5%의 수익률을 각각 나타냈다.

워싱턴 소재 투자신탁협회(ICI)는 지난달 26일 마감한 일주일간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281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7년 1월 ICI가 주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 순유출이다.

지난 4주간 빠져나간 자금은 미국 채권 뮤추얼펀드가 보유한 자금 3조5000억 달러의 1.7%에 이르는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09년 이후 미국 채권시장에 1조 달러(약 1100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850억 달러 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했지만 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전망에 따라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케이시커크앤드어소시에이츠는 “채권에 의존한 머니매니저들은 투자자들의 전략 변경으로 가혹한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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