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특허 손잡은 까닭은?

입력 2013-07-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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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달 초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용량 8Gb LPDDR3 제품. 사진제공 SK하이닉스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특허 공유에 나선 까닭은 해외 특허괴물의 공세에 함께 대응하고, 국내 기업간 소모적 특허소송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술 개발과 혁신에 모든 역량을 쏟아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선언이다.

3일 이번 협상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양사 간 특허 협력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본격적으로 올해부터 적극적인 협상에 들어가 크로스라이선스를 맺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특허 괴물로부터의 위협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 특허 공유로 인해 양사는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큰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양사는 다국적 특허괴물 램버스로부터 시달린 경험이 있다. 1990년 설립된 램버스는 반도체 제조사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걸어 막대한 로열티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10년 삼성전자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명목으로 램버스에 총 7억 달러의 사용료와 2억 달러의 투자금을 지급했고, SK하이닉스도 램버스와의 13년에 걸친 소모적인 법정공방 끝에 2억4000만 달러의 특허 사용료를 향후 5년 간 내기로 최근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특허괴물의 위협에도 항상 노출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반도체 제조사로서 해외 특허괴물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미 양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왔다. 삼성전자는 2009년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와, 2011년에는 마이크론과 각각 특허 공유 계약를 맺었다. SK하이닉스도 2007년 일본 도시바 및 샌디스크와, 지난해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스팬션과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외국 기업과의 협력에 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포괄적 특허 크로스라이선스가 더 의미있는 것은 국내 전자업계가 사실상 첫 상생 협력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현재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사업 분야가 다양하지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 공유 범위에 대한 일부 다른 의견이 있었지만, 서로 대승적 차원에서 한발씩 물러섰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양사의 특허 협력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위상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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