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던 LED사업 ‘3개 악재’에 시름

입력 2013-07-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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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개발의 ‘역습’경기침체·중기적합업종 선정업체 간 특허 소송

▲국내 LED 업계가 다양한 악재에 시달리며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기업들은 조직개편, 해외시장 공략, 기술개발 등을 통한 돌파구 찾기에 애쓰고 있다. 사진은 LG이노텍 연구원이 최근 양산에 성공한 6인치 대면적 웨이퍼를 적용한 UV(자외선) LED를 들고 있는 모습. 회사측은 새로운 LED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UV 분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제공 LG이노텍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받았던 LED가 대기업의 골칫거리로 변했다. 시장성에 대한 큰 기대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지만 생각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LED 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LED업계는 3가지 악재에 시달리며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첫 번째 악재는 ‘기술 개발의 역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TV 업체들이 LED TV의 비중을 전체의 80~90% 가까이 늘렸다. 그러나 LED 연구개발의 성과로 효율이 높아지자 탑재되는 LED 칩의 개수는 크게 줄었다. LED TV는 LED 칩의 가장 큰 수요처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기술 발전 때문에 수요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ED TV가 처음 내왔을 때는 한 대당 1000여개까지 LED 칩이 들어갔지만 이후 몇십 개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최근에는 TV 크기에 따라 4~6개 만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OLED TV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LED 업계에 위협요소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으로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다. 그동안 TV용 백라이트(광원)를 주수익원으로 삼았던 LED 업계에는 악재인 셈이다.

두 번째 악재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정부의 중기적합업종 선정이라는 복병이다. 지난 2011년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로 LED TV 보급률이 떨어졌고, LED조명 수요도 크게 줄었다. 특히 LED조명은 일반 조명을 대체하는 제품이지, 필수품이 아니다. 경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LED 조명을 위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지난 2011년 11월 LED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된 이후 국내 LED 조명 시장에서 대기업은 설 자리를 잃었다.

세 번째 악재는 LED 특허 문제다. 과도한 특허비용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독일 오스람과 LED 특허 소송을 진행하다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지만, 아직도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 업계에선 오스람에 이어 일본 니치아가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에 나설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대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그리고 해외시장 공략 등을 통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LED 사업을 위해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지난 2011년 합작한 SSLM 지분을 스미토모화학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SLM의 적자가 지속되자 수직계열화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영업과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LED 칩과 패키지는 DS(부품) 부문에 남기고 조명 완제품은 CE(소비자가전) 부문으로 옮겼다. CE사업부의 영업망을 기반으로 LED 조명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LG전자도 지난 5월 초 미래성장동력 사업인 LED 분야를 독립사업부로 승격시켜 영업과 마케팅에 승부수를 던졌다. 포스코LED와 동부라이텍 등 다른 대기업 LED 계열사도 해외 시장 공략 등을 통해 난관을 해쳐나간다는 각오다. 특히 동부라이텍은 올초 한 솥밥을 먹게 된 동부대우전자와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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