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신인류 ‘로엘족’]화장하는 남자, 로엘족이 뜬다

입력 2013-06-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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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투자하는 ‘3050 남성’… 14만 명, 2년새 75% 증가

“좀 더 슬림한 재킷은 없나요?” “남성 전용 아이크림 주세요.”

대한민국 남성들이 달라졌다.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에서 더 발전된 ‘로엘(LOEL)족’이 떠오르고 있다. ‘로엘족’이란 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의 약자다.

그럼 로엘족은 누구를 말하는가. 외모에 관심이 많고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30~50대 남성을 지칭한다. 이들은 가족을 위한 소비보다 자신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적극적이다. 인터넷 상에는 남성 뷰티·패션 관련 커뮤니티가 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홀로 쇼핑을 즐기는 남성도 볼 수 있다. 면도 후 스킨로션만 바르던 남성들이 달라졌다. 에센스·아이크림·BB크림까지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장기 불황임에도 남성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연 1조원에 육박한다.

로엘족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신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8만명이었던 로엘족은 2012년 14만명으로 2년 사이 7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경기 불황의 여파로 해외패션 상품군의 경우 1~5월 기준으로 5.2% 신장한 데 비해 로엘족은 14.5%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먹는 것도 깐깐하게 따진다. 여성주부 못지 않은 섬세함으로 내 몸에 좋은 것을 찾는 그들이다. 헛개 음료 등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성전용 화장품 등 로엘족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서는 로엘족을 잡기 위해 남성 전용 브랜드 ‘까쉐(KACHET)’를 출시했다. 마케팅도 활발하다.

유통업계는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로엘족 잡기에 나섰다. 국내 주요 패션뷰티 업체들이 최근 1~2년 사이 남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스타일링 클래스’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로엘족에게 ‘그냥 대충 입지 뭐’는 통하지 않는다. 브랜드에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루이비통, 샤넬, 몽블랑, 폴스미스 등 벨트, 명함지갑 하나까지 브랜드를 추구한다. 특히 고가 명품시계를 선호한다. 시계 하나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IWC, 예거르쿨트르, 태그호이어 등 500만~4000만원대의 높은 가격임에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대가 30대가 되고 30대가 40대가 되면서 로엘족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3년 불황의 한가운데서 백화점의 큰손으로 떠오른 30~50대 로엘족의 소비와 스타일, 먹거리까지 다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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