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실크로드' 터키]‘아랍의 봄’ 지원… 중동에 경제영토 넓혀

입력 2013-05-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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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정치·문화·경제·종교 관계 밀접… 걸프회원국과 교역 최근 10년새 6배로 증가

▲터키가 아랍의 봄을 지원하는 등 중동 국가에서의 영향력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터키의 압둘라 굴(왼쪽) 대통령이 지난 2012년 11월9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를 방문한 이집트의 모하메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앙카라/신화뉴시스)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쓴 뒤 터키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전 정권이 무너진 지난 2011년 9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전격 방문해 22톤에 달하는 식량을 지원하고 정치와 경제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중동지역에 터키의 방대한 국익이 걸려 있다”면서 “우리의 어깨에 막대한 책임이 있다. 중동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고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2년 전 ‘아랍의 봄’ 당시 ‘이웃국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원칙 대신 중동 각국의 혁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터키 정부는 오스만제국 시대로부터 전해져 오는 중동과의 문화적 유대는 물론, 전략적이며 경제적으로 터키와 중동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터키와 중동 지역 관계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터키는 이슬람 종파 가운데 수니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라크에서 정권을 장악한 시아파의 현 정부는 터키를 적성국으로 취급하고 있다. 사실 터키는 같은 수니파인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갈등의 소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웃국가인 시리아 정부와도 반군 지원 등으로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터키와 석유가 풍부한 중동 지역과의 협력관계는 최근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성공 사례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터키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사이의 교역액은 지난 2011년에 130억 달러(약 14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2년의 21억 달러에 비하면 여섯 배 이상 커진 것이다.

GCC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러시아에 이어 터키의 3대 석유 공급국이다. 카타르는 터키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터키는 GCC의 건설부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약 11만5000명의 터키 건설 근로자가 현재 사우디에서 일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GCC 이외에도 터키는 아랍의 봄이 발생했던 리비아와 이집트,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국가와도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터키는 이집트에 15억 달러, 튀니지에 10억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리비아와의 지난해 교역액은 25억 달러에 이르렀고 이집트와는 50억 달러가 넘었는데 이는 2011년 혁명 전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외교부의 한 관리는 “이집트에서 모로코에 이르는 북아프리카 국가는 아랍의 봄 이전에도 항상 터키의 매우 가까운 파트너였다”면서 “우리는 이 지역이 터키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스탄불 소재 로펌 기드로이레트누엘의 한 파트너는 “터키 기업들은 중동 지역의 많은 프로젝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정부가 튀니지와 모로코, 리비아, 요르단 등 여러 중동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등 친기업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인 것이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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