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보다 BMW가 더 싸다?… 관세 인하로 울상짓는 한국차

입력 2013-05-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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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하로 외제차 구매 급증

한국 시장에서 BMW를 포함한 외제차가 관세 인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면서 국내 자동차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 자동차업체가 낮은 관세에 힘입어 한국 럭셔리자동차시장에서 지난 2년 동안 점유율을 28%에서 41%로 높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지난 수십 년간 국산 브랜드를 고집했던 한국인들의 자동차 구매 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BMW의 528i의 가격은 7100만 원이었다. 이는 기아자동차의 프리미엄 모델인 K9의 가격 85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낮은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국산차만 고집했다는 한 소비자는 “현대차나 기아차 등 국내 브랜드가 품질이 더 뛰어나지 않은 이상 국산차를 다시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럽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2011년 FTA 발효 이후 8.0%에서 3.2%로 낮아졌다.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해 내년에는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은 미국과의 FTA 체결로 자동차 부분의 관세를 절반으로 낮춰 4%를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하고 있지만 2016년까지 관세를 완전히 철폐해야한다.

이 같은 변화는 해외 유명 럭셔리차업계에는 호재지만 프리미엄급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홈그라운드’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BMW와 아우디 등 외국 자동차기업들의 지난 1분기 한국시장 판매는 2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판매 신장세는 중국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는 4.7% 감소했다.

관세 인하와 더불어 독일 명차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한국 남성들의 욕망도 국내 기업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시장의 큰 그림이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5%에 달하며 국산차에 대한 충성도 역시 아직 높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판매 네트워크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또한 (수입차 보다) 비교적 더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을 내세워 국내시장을 다시 공략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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