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및 매출손실 등 피해규모 1조원 추산...정부, 체류중인 50명 귀환과 보전책 마련 주력
개성공단이 근로자들의 전원 철수에 이어 사실상 폐쇄단계에 접어들 경우, 우리기업 측의 피해가 무려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8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개성공단 체류인원 50명이 29일 최종 귀환할 경우,개성공단내 전기및 수도 공급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공장폐쇄단계에 버금가는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체류인원 50명 전원 철수이후 개성공단내 전기및 수도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장 시설의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돼 사실상 공장폐쇄단계에 맞먹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측은 "정부가 28일, 개성공단 사태가 폐쇄가 아닌 중단이라고 공식 발표를 한 것과는 달리,사실 폐쇄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수 있다"면서 이로인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3개의 우리 기업이 북한 근로자 5만4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지만,전원철수가 이뤄지는 29일이후 개성공단은 사실상 100% 전면 가동중단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개성공단에 묶여 있는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을 반출하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가 5000억원, 가동 중단으로 납품하지 못해 발생한 매출 손실과 거래상(바이어)의 배상청구(클레임)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5000억원, 6000여 개의 협력업체 피해가 1조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0년가량 투자한 개성공단 생산라인및 투자금을 통째로 날려버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철수이후 재산몰수및 공단폐쇄 등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피해액은 걷잡을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은 “전 재산을 쏟았는데 빚더미에 앉게 됐다”며 탄식을 내뱉었다. 한 관계자는 “피해 보상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이 일방적인 철수 명령만 내렸다”며 분개했다.
개성공단 입주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대출자금 상환유예 신청을 받기로 했다.
중기청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업체당 10억원 한도에서 긴급 경영안전 자금을 빌려준다. 이미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기업에는 3개월마다 돌아오는 원금상환을 최대 1년6개월간 유예한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은 공장가동이 멈추면 시설이 급속도로 노후화,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의 경우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금이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원 철수 조치에 따라 체류인원 무사귀환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체류중인 인원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KT,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직원 등 50명이다.
앞서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전원 귀환 결정에 따라 27일 오후 우리측 인원 126명이 1차로 귀환했다.
이날 귀환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주재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현재는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주재원은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시간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는 북측과 이들의 귀환에 대한 실무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사태가 ‘제2의 금강산 사태’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우리측 자산을 동결하고 몰수한 것처럼 개성공단의 경우에도 똑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박왕자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2010년초 금강산 관광 사업을 중단시키며 근로자들의 철수를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2011년 8월 남북 간 연락기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남측 잔류 인원 16명까지 모두 추방시키며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산권을 강제로 몰수한 바 있다.
사업자인 현대아산 측의 금강산 관광 사업 누적 손실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까지 금강산 사업의 전철을 밟게 될 경우 현대아산의 추가적인 손실은 물론 공단 입주 기업들과 관계 기관들에게까지 유무형의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