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잊은 고려인 아이들에게 한글로 민족 정체성 되살려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민족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한글 교재를 선물해 주세요.”
NGO 한·중앙아시아교류진흥회(프렌드아시아)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지역 고려인 후손을 위한 한글 교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프렌드아시아 관계자는 3일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최근 고려인 사회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욕구가 커졌지만 교사와 교재 등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정착하게 된 고려인들은 이후 모국과의 단절과 소수민족의 언어사용 제한 정책 탓에 한국어를 점차 잊게 됐다.
소련 붕괴와 수교 이후에는 자유롭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됐지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고려인이 거의 없는 탓에 교사 수급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프렌드아시아는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러시아어-한국어 사전을 비롯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재 등을 구입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마을에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포털 사이트 모금 등을 통해 고려인 한글 교육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네티즌의 관심도 호소했다. 4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은행 직원들은 그림과 함께 한글을 공부할 수 있는 낱말카드 등을 손수 제작하기도 했다.
이 교구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시온고 어린이회관,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최초 정착지 우스토베 등에 보내져 한글 교육에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