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부총리·한은총재 ‘엇나간 행보’ - 김희준 금융부 기자

입력 2013-04-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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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의 파열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총재의 의견차가 표면에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감정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다.

김중수 총재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수차례 재정정책과의 조화를 언급할 만큼 정부 정책에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한은과 정부의 공조 무드는 물건너간 양상이다.

실제로 김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협의회를 통해 저금리 기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자금 수요가 생산성과 연결이 안 된다”김 총재의 말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은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에 현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아 김 총재와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이에 26일 김 총재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취약성을 언급하며 또 다시 대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김 총재는 “지난번에도 이 말을 했다”며 일회성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경제수장과 한은 총재의 견해 대립이 3번이나 오간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의 답변은 28일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서 나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대폭 낮춰 한은의 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총액대출한도 증가를 발표한 이날 공교롭게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총액대출한도 유지를 발표해 재정부와 한은 간 충돌 양상마저 보였다.

하지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불과분의 관계다. 김 총재가 누차 강조한 것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정책 공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지금 언론에 비쳐지는 양 수장의 대치 국면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불안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책당국 간 소모적 '기싸움'은 결국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김 총재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발언을 항상 조심하며 정부 정책과의 공조를 강조한 인물이다. 지금 시장은 견해 차이를 소통으로 좁히고 서민들에게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두 수장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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