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세 불구하고 1만4000선 웃돌아… 연준 경기 부양책도 낙관론 힘실어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회복이 가속화하면서 증시 역시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경제 전반에서 회복 신호가 포착되면서 미국의 3대 지수는 올들어 평균 8∼1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지난 15일 1996년 11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최근 혼조세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여전히 1만40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우지수가 올들어 두자릿수의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1분기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이 맞다면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된다.
다우지수가 1분기에 8% 이상 오른 해는 1950년 이후 12번 있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도 올초 1460대에서 1550대로 승승장구하면서 1500대를 웃돌고 있다. 모건스탠리·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 등은 올해 S&P500지수의 목표치를 1600선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애덤 파커 애널리스트조차 S&P500지수가 연말에 16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증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면서 당분간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메레디스휘트니어드바이저리그룹의 메레디스 휘트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CB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으면서 역외자금이 미국 증시로 흘러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프로스 사태로 인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한 것도 안전 투자처로 미국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제프 클라인탑 LPL파이낸셜 투자전략가는 “지난 몇년 동안 3월 말과 4월 초는 전형적으로 시장이 고점 이후 5~10%씩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인 뒤 다시 반등했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맥킨토시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경기 동향을 알 수 있는 선행지표로 꼽히는 세계적 물류회사 페덱스와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실적을 거론하며 유럽 위기 확산 조짐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재협상이 성공했지만 잠재적인 위험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덱스는 지난 2월 마감한 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캐터필러 역시 같은 기간 글로벌 매출이 13% 줄었다고 발표했다.
맥킨토시는 “지난주 미국 기업들의 유럽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매우 컸다”면서 “연준이 양적완화를 펼쳐도 이들 기업이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올해 하반기 미국 기업의 실적과 순익이 실망스러운 수준을 기록할 수 있으며 주식시장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