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소프트뱅크의 태양광 사업협력이 물거품이 됐다. 한화솔라원은 일본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에 외국 업체로서는 최초로 모듈 납품사로 기록될 뻔 했으나 무산됐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라원은 소프트뱅크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설립한 SB에너지의 태양광발전소 모듈 공급자로 선정됐지만 최근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5월 SB에너지가 오는 7월까지 건설을 추진하는 일본 도쿠시마현 소재 공항임공용지와 아카이시 지역 태양광 발전소에 총 5.6M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해당 계약은 일본 태양광발전소 시장에서 일본 외 업체로는 처음 태양광 모듈을 공급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계약이 파기된 이유는 SB에너지의 태양광 발전소를 턴키(Turn Key)방식으로 건설하기로 한 일본의 한 설계·구매·시공(EPC)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이곳에 태양광 모듈을 납품하기로 계약돼 있던 한화솔라원도 자동적으로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SB에너지의 공사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한화는 SB에너지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담당 EPC업체와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했지만, EPC업체와 SB에너지와의 계약이 결렬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화솔라원은 일본 태양광 시장 공략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셈이 돼 버렸다. 그러나 업계는 장기적인 관점을 볼 때 SB에너지 모듈 공급 무산이 한화솔라원의 일본 태양광 시장 공략에 큰 걸림돌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라원이 일본에 공급하는 태양광 모듈 규모에서 SB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8월 일본의 종합상사 마루베니에 4년 간 500㎿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말 한화솔라원은 1년치 공급량인 82MW의 태양광 모듈 공급계약을 끝마치고 지난달부터 납품을 개시했다. 이 밖에 오릭스 등 다른 업체들과도 태양광 모듈 공급을 추진하며 현지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SB에너지와의 계약은)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마루베니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본 태양광 시장 공략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