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 시즌4’ 첫 무대의 강연자로 나선 한승환 삼성SDS 인사팀장(전무)는 ‘단순 암기형 답변’을 가장 나쁜 답변으로 꼽았다.
한 팀장은 “질문 하자마자 바로 총알처럼 답변하는 건 좋지 않다. 큰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레코드 테이프가 돌아가는 것 같은 총알답변은 사전 모의면접에서 연습했던 것을 그대로 하는 단순 암기형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딱 좋다는는 것이다.
한 팀장은 두 번째 나쁜 답변에 대해 “진실성 없이 팩트만 죽 나열하는 등의 장황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접관들은 스스로의 다양한 경험에 기초한 진실성 있는 대답을 원한다”면서 “각종 취업관련 블로그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짜깁기하거나 차용한 준비된 답변으로는 면접관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팀장은 이어 “모르는 질문이 나왔을 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 않은 면접 습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된 질문에는 답변을 잘 했지만, 생각하지 않은 질문이 나왔을 때 목소리가 줄어들고, 식은땀 나는 모습을 보이면 앞에 잘한 것도 오히려 감점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준비 안 된 질문이 나와도 반드시 아는 건 아는대로, 모르는 건 모르는대로 여러분 페이스대로 자신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게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팀장은 “여러분들은 우리나라의 가장 탁월한 세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젊은 세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스펙의 프레임에 갇힌 세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기업의 인사현장에서 느낀 것은 많은 입사지원자들이 가능성이 있음에도 스펙의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열린 인재는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이고, 닫힌 사람은 스펙을 쫓아가는 사람이란 게 한 팀장의 설명이다.
한 팀장은 지난 1995년 삼성의 인사 혁신 방안에 ‘열린 인사’라는 키워드를 접목했다. 스펙과 배경을 바탕으로 한 차별을 없애고 현재의 조건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더 많이 관심갖는 채용이 바로 열린 채용이다.
그는 삼성이 원하는 열린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생각주머니 △커뮤니케이션 △혼자 하는 마인드보다 협력할 수 있는 마인드 △변화를 즐기는 태도 △정직, 책임, 신뢰 등의 기본자세를 꼽았다.
한 팀장은 “특정 학문을 전공하고 SSAT(삼성그룹 입사 필기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어야만 삼성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깨버리라”고도 했다.
이날 한 팀장은 즉석에서 관객 중 세명을 선발해 모의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세명의 지원자에게 실제 채용면접과 유사한 질문을 던진 뒤 대답을 듣고, 첨삭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열정락서 시즌4는 이번 세종대 강연을 시작으로 오는 6월27일까지 부산, 대전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총 1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