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흑자전환에 실패한 국내 해운업체 빅3가 모두 올해는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경기가 좋아졌을 뿐 아니라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 철광석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해서다. 또 오래된 배와 부서진 배의 교체 시기와 맞물려 물동량 대비 선복량(선박이 적재할 수 있는 총량) 초과 문제도 어느정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한국선주협회 신사옥 입주 기념식에 참석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수장들은 ‘올해 흑자전환 성공’여부에 대해 입을 모아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지난해는 2~4분기 흑자에도 불구하고 1분기 적자가 너무 심해 흑자전환에 실패했다”며 “올해는 1분기 상황이 지난해 대비 훨씬 좋을 뿐 아니라 비용절감, 운임상승 등의 노력을 하고 있어 흑자전환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진해운은 연결 기준 14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또 친환경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한진해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친환경 선박의 연비는 낡은 선박보다 30% 이상 높아 연료비 절감 차원에서도 경제효율성이 좋다.
지난해 영업손실 5197억78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손실을 63% 줄이는 데 그친 현대상선 역시 올해 흑자전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현대상선 이석희 부회장은 “시황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좋다”며 “2분기와 3분기 피크시즌에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만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보니 올해는 현대상선도 흑자전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충일 STX팬오션 부사장 역시 올해 흑자전환을 다짐했다. 서 부사장은 “지난해에 기름값은 오르고 운임은 추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은 게 대단하다”며 “올해 1~2월 긴 불황의 최저점을 거쳐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3~4월로 오면서 유류 문제가 해결되며 적자폭이 좀 축소될 것 같다”며 “결국 시황은 바닥을 치고 올해 안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STX팬오션이 빅3 중 벌크선 비중이 가장 높은 상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BDI지수 하락은 케이프급에 한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그 아래급인 파나막스가 주류인 우리로서는 사실상 크게 염려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