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진 “뿌리교육 지키는 한글학교 관심·후원 절실”

입력 2013-03-15 14:4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회장 인터뷰

▲강용진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회장
“미국의 중국 이민사회는 차이나타운을 통해 전통을 유지해온 데 비해 한인사회는 3세대로 가면서 점차 정체성이 약해지고 있다. 차세대의 뿌리 교육을 지키는 한글학교에 대한 모국과 한인사회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강용진(60·사진)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회장은 가정교육이 제대로 안 되는 3세 자녀를 어떻게 잘 이끌어 우리말과 얼을 가르칠 것인지가 지금 미국 내 한글학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7월 18일부터 20일까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제31차 NAKS 학술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지난 14일 방한했다.

강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60∼1970년대 이민자들은 현지화를 중시해 우리말 교육을 소홀히 했고 그 결과 지금 학부모들인 2세대들은 우리말이 서툴러 학생들이 집에서 숙제할 때 부모가 돕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에 따르면 학부모 참관 수업에서 공지사항을 말하면 학생들이 부모에게 영어로 통역해주는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그는 “한국계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주류 사회에 이바지하는 건강한 개인으로 성장하는 걸 돕는 게 한글학교의 역할이고 그걸 통해서 동포사회가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3세를 끌어안지 못하면 한민족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제16대 NAKS 회장에 선출된 그는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미국 미시간대로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 정착했다. 특수교육 석사와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오하이오주 티핀의 하이들버그대 교육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20년째 한글학교에서 교사와 교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2050년이면 미국의 백인 인구가 50% 미만으로 떨어져 완전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고 한다. 다문화적인 이해를 갖춘 미국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한글학교라는 것을 주류 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까지 와서 미국에 동화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민족 문화와 말을 가르친다며 곱지 않게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에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다문화 교육이야말로 당연히 정규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한글학교가 공간이 없어 기존 학교 교실을 빌릴 때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그는 교사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 “양적으로 성장한 NAKS가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면서 “한글학교 수업이 미국 정규 학교의 학점 이수과목으로 인정되도록 교육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NAKS는 미국 전역 14개 지역협의회 산하에 953개의 한글학교를 두고 있으며 매년 학술대회를 열어 학생들이 참여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를 비롯해 각종 세미나로 교육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