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 난항에 이통시장은 ‘진흙탕 싸움’

입력 2013-03-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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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방관 방통위에 이통사 이전투구 최고조

정부조직 개편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동통신시장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불법 보조금 지급이 사상 최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KT는 6일 광화문 사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정지 기간 중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보조금이 극에 달했다며 방통위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현석 KT 세일즈기획단장(상무)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중 번호이동현황은 일 평균 각각 2만6000건, 2만5000건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KT 영업정지 기간인 지난달 22일부터는 150% 증가한 일 3만800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현석 단장은 “이는 가이드라인(27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100만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라며 “방통위가 수차례 불법보조금 자제를 경고했지만 경쟁사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KT가 영업정지 기간 가입자 유출을 우려한‘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 과열을 지적하는 행태는 결국 타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KT 영업정지 이전에 이미 온라인 상에서의 저가 단말 판매, 일부 기종 리베이트가 100만원을 상회했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가 시장과열을 문제 삼으며 시장안정화를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경쟁사 영업정지 기간에 과도한 불법 보조금을 지급, 시장을 과열시키며 신규가입자를 대거 모집한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통사들간의 이전투구가 심화되고 있지만 방통위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속적인 보조금 단속을 하고 있지만 4만여개에 이르는 대리점을 모두 점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 보조금 지급이 과열되고 있지만 과거 ‘갤럭시S3’ 17만원 사태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방통위의 이같은 모습이 이동통신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유명무실한 방통위가 지속될 경우 보조금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조직개편안이 조속히 마무리되거나 방통위의 수수방관적 태도가 끝나야 이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일 밤 온라인 휴대폰 판매 게시판에는 ‘갤럭시S3’를 1000원에 제공한다는 판매문이 속속 게재되는 등 보조금 지급규모가 출고가에 육박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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