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여름 시즌에는 화려함이 만개했다면 올해는 미니멀리즘과 심플함이다.
이번 시즌 메인 컬러는 블랙·화이트다. 여기에 은은한 광택과 매끈한 느낌이 더해져 더욱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봄·여름 시즌마다 선보이는 플라워 패턴은 더욱 화려해졌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블랙·화이트 = 다가오는 봄과 여름에는 블랙과 화이트를 앞세운 무채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봄·여름 시즌에 좀처럼 볼 수 없던 블랙 컬러의 비중이 높아진 점을 주목하자. 모든 컬렉션에서는 블랙과 화이트로 나누거나 선명한 대비를 표현했다.
은은한 광택이 느껴지는 소재에 바디라인을 타고 흐르는 듯한 실루엣을 통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밀리오 푸치는 흐르는 듯한 소재에 오리엔탈 무드를 더한 화이트 룩을 제안한다. 자칫 과할 수 있는 용 문양 패턴은 시스루 소재를 사용해 부드럽게 표현했다. 소재가 전혀 다른 상의 베스트를 매치해 경쾌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깔끔한 블랙 튜브톱 드레스를 선보였다. 매혹적인 어깨 라인과 쇄골이 그대로 드러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여성미를 강조한다. 동시에 단아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발렌시아가는 미니멀한 화이트 톱과 블랙 컬러에 플라운스(폭이 넓은 주름장식) 스커트를 매치함으로써 블랙과 화이트의 선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움직일 때마다 언뜻 보이는 스커트 안자락의 화이트 컬러가 더욱 돋보이게 디자인했다.
◇우아하고 세련된 미니멀리즘의 매력 = 지난해에는 과감한 디테일과 현란한 디자인이 주목을 끌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절제된 라인, 심플한 디자인의 미니멀리즘 룩에 주목하자.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실루엣과 조화를 이뤄 고급스럽고 우아함을 더해주고 있다. 더없이 클래식하고 스마트한 새로운 무드가 이번 시즌 새롭게 태어난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최소화한 디테일과 커팅으로 더 없이 심플한 룩을 선보인다. 봄·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파스텔 컬러를 사용한 원피스는 디테일 없이도 컬러 자체만으로 포인트가 되고 있다. 튜브톱 원피스는 가슴에서 스커트 밑단으로 떨어지는 사선 라인만으로 포인트를 줘 심플 모던 룩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강해진 느낌의 플라워 패턴 = 봄이면 꽃이 만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연의 법칙이면서 패션의 공식이기도 하다. 언제나 이맘때면 등장하지만 지금까지 선보인 것들 중 가장 만개한 플라워는 온몸 전체를 휘감았다. 원피스부터 슈트, 심지어 가방 슈즈까지 점령했을 정도니 이번 시즌 플라워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3.1 필립 림은 생생한 컬러감이 눈에 띄는 플라워 패턴의 점프 슈트를 선보였다. 자연 속에 동화된 듯한 아름다운 컬러에 집업 디테일을 더해 발랄한 느낌을 준다.
◇시스루보다 더욱 매력적인 베일드 룩 = 이번 시즌에는 베일드 룩에 주목하자. 의도적으로 살을 드러내는 시스루와는 달리 은은한 섹시미를 강조한 베일드 룩이 이번 시즌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주로 안감에 사용되던 오간자 소재를 적극 활용해 보일 듯 말 듯한 관능미를 제시하고 있다.
캘빈 클라인 컬렉션은 잔잔한 광택의 투명 소재 원피스에 드라마틱한 물결 무늬가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섹시하고 유혹적인 라인이 돋보이는 소매 없는 화이트 드레스를 매치함으로써 강렬한 여성성과 관능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개성 있는 콜라주 기법 = 이번 시즌에는 다양한 원단을 붙여 만든 콜라주 기법 의상도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컬러 또는 다른 소재의 조합, 패턴이 하나의 룩으로 탄생됨으로써 보다 완성도 있는 룩을 탄생시켰다.
대표적으로 3.1 필립 림은 블랙, 화이트, 블루 등의 컬러를 활용한 패치워크 룩을 선보였다. 팬츠, 원피스, 셔츠 등 패치워크 느낌을 살렸다. 독특하면서도 구조적인 느낌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뤘다. 캐주얼한 느낌이 강한 데님 소재를 재해석해 실용성을 강조했다.
모스키노는 다채로운 컬러가 돋보이는 미니멀 원피스를 선보였다. 봄을 상징하는 나비, 꽃 등 그래픽적인 요소들이 균형적 혹은 불규칙적으로 나열됐다. 임팩트 강한 컬러와 패치워크 디자인이 위트 있게 표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