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원 출신, 성장ㆍ복지 조화… 중산층 복원 과제
“성장과 복지 통해 중산층 복원 나선다.”
“박근혜 정부의 성장과 복지, 선순환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고 더 나아가서 국민 행복 시대를 여는 하나의 밑거름이 된다는 노력을 한다는 데에서 대단히 어려운 책무라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내정자 지명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현 내정자는 그동안 줄기차게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하고 무엇보다도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데 이 과제 역시 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현 내정자는 70~8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의 하나인 경제기획원 출신이다. 5년 만에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 기재부를 맡았다. 그는 경제정책국(옛 경제기획국)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이지만 재정전문가이자 거시경제 전문가라는 평가다.
이 같은 점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거시정책부터 재정과 전략을 모두 볼 수 있는 경제전문가로서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달 초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총장이 KDI-OECD 공동 콘퍼런스 차 방한했을 때 박 당선인과 같이 앉아 얘기했던 것이 전부일 정도다.
당시 박 당선인은 현 원장이 발표한 내용 중 한국의 사회통합을 위해서 중산층 복원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 것에 많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고 한다. 이 인연이 이번 경제부총리 내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는 것이 현 내정자의 생각이다. 현 내정자는 박 당선인과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중산층 복원, 일자리 창출 등 현안에 공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내정자는 1950년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대학졸업 직전인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총무처 사무관을 시작으로 관료의 길에 발을 디뎠다. 이후 한국은행 조사부에 잠시 재직했다가 1976년 경제기획원에 둥지를 틀었다. 이때 경제기획원으로 옮기면서 당시 김재익 경제기획국장과 일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경제기획통으로 성장하게 된다.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은 이후 전두환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수석이 돼 경제정책에 관한 한 전권을 위임받았을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경제기획국에 있으면서 현 내정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에 유학해 1984년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 말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등 국제 경제 전문가로서도 입지를 다졌다.
이후 재정경제원 예산심의관과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경제정책국장 시절 외환위기가 터져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5개월만에 국고국장으로 전보된 후 기획재정부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세무대학장과 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하며 야인 생활을 했다. 2009년 KDI 원장이 되면서 다시 정부 정책 입안에 다가서게 된다. 현 내정자는 KDI원장 임기 3년을 마치고 다시 연임돼 KDI 개원이래 41년 만에 첫 연임 원장이라는 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박 당선인의 경제부총리 선임으로 현 내정자는 14년 만에 야인에서 다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기획재정부에 화려하게 입성하게 됐다.
현 내정자의 이 같은 다양한 이력은 오히려 경기침체 속에서 한국경제 부흥의 첫 수장을 맡는 밑거름이 됐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대내외 경기침체와 늘어나는 가계 빚과 국가부채, 부진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엔저 공세, 복지공약 완수를 위한 135조원 재원 마련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 내정자는 경제 컨트롤타워인 초대 경제부총리를 맡아 이명박 정부의 ‘위기관리’ 경제정책에서 ‘확장적 거시정책’을 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 내정자는 그동안 “정책당국은 사회·경제의 흐름을 자세히 파악하고 나서 선제로 이슈를 제안하고 일관성을 가져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정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어떻게 잘 집행할지 사전에 전략을 자세히 세우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밝혀 왔다.
박근혜 정부의 성장을 통한 ‘경제부흥’에 그의 거시와 실물에 이르는 경제·산업 정책 전문성과 예산 기획성, 온화하면서도 뚝심 있는 정책추진 능력이 어떻게 발휘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최대 난제인 가계부채의 해법으로 ‘중산층 복원’을 제시했다. 어떤 정책으로 실현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