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 좌초위기에 건설사들 '끙끙'

입력 2013-02-0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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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 출자한 건설사들이‘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최대주주간 다툼으로 사업비 조달에 난항을 겪는 등 사업 디폴트(부도)로 당장 출자금를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삼성물산을 제외하고는 이사회에서 의견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주요 발주처 중 하나인 코레일의 눈밖에 나면 자칫 철도 공사 수주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불만을 속으로 삭여버리고 마는 등 끙끙 앓고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전체 자본금(1조원) 가운데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포스코건설 등 17곳의 건설 출자사(CI)들이 투자한 총액은 2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드림허브 지분 가운데 20%의 지분을 건설 출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 출자사들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에서 드림허브가 발주하게 될 빌딩이나 오피스 등 건축 공사의 수주를 기대하고 최소 20억원에 최대 640억원까지 출자했던 것.

하지만 최근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대주주간 다툼 등으로 사업이 공중분해할 처지에 놓이게 되자 출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건설사들은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자신들의 불만 등 의견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정식 이사회에서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정식‘이사회 멤버’를 보유한 건설사(CI)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물산이 이 사업 경영권을 쥐고 있던 지난 2010년 8월 이전에는 사정이 더 나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을 주도한 이후에는 이사회 근황 등 사업 전반에서 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일부 건설 출자사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일부 건설 출자사들은 코레일에 반대 입장을 표출하는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가뜩이나 공공공사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발주처 중 하나인 코레일에 밉보이면 철도 공사 일감이 끊기는 등 사업상 타격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출자 건설사 한 관계자는 "용산사업 공사물량 수주는 커녕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했다. 돈 날리는 것도 억울한데 사업관계 탓에 이눈치, 저눈치 봐야한다"며 "이런 답답한 심정은 재무적 출자사(FI)나 전략적 출자사(SI)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코레일 등 이사회 멤버들이 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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