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분담 결론 못내… 금융당국 "원칙적으론 가맹점이 부담"
금융당국이 오는 2015년까지 마그네틱스트라이프 신용카드(이하 마그네틱카드)를 IC칩신용카드(이하 IC카드)로 전환하기 위해 카드 가맹점의 단말기를 IC카드 단말기로 교체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카드사, 가맹점,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가 단말기 교체 비용 때문에 서로 떠넘기고 있어 단말기 교체작업이 수년째 차질을 빚고 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IC카드 단말기(캣 CAT, 포스)교체에 대해 밴사와 카드사, 가맹점들은 지난해만 몇번의 논의를 거듭했지만 비용 분담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캣 단말기는 편의점이나 일반 소형가맹점에서 이용되고, 포스 단말기는 대형마트 등 컴퓨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단말기다. 이때 캣 설치비용은 20만원, 포스단말기 설치 비용은 10만원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C단말기 교체 비용이 2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관례대로라면 밴사의 몫이다. 밴사들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가맹점 확보를 위해 가맹점에 무료로 단말기 설치를 해왔다. 밴사들은 결제건당 100원정도의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 가맹점을 많이 확보할수록 많은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인프라를 구축한 밴사들은 교체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한 밴사 관계자는 “그 동안은 서비스 차원이었다. 수혜자 원칙에 따라 IC카드 단말기 설치는 결국 카드사의 불법복제를 막아 카드사의 비용을 절감하고, 가맹점들로서도 혜택”이라며 “혜택을 받는 쪽에서 단말기 교체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신규 단말기에 대해 밴사가 이미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며“다만 교체 건에 대해서만 카드사가 일정 비용을 분담하자는 것인데 이마저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그 동안 밴사들이 단말기 비용을 부담해 왔는데 이제와서 카드사에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와 밴사가 한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공방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IC카드 단말기 교체 비용은 가맹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당국이 나서서 IC카드 전환을 꾀하는 것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마그네틱카드의 불법복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마그넥틱카드 불법복제 사고는 최근 3년간 3만2000건에 피해액이 254억에 달하고 있다.